Skip to content

2018.09.03 15:53

눈사람되어 서 있는

조회 수 1131 추천 수 0 댓글 0

 

겨울 숲에서

 

그때까지 내 할 일은

머리 끝까지 눈을 뒤집어쓰고

눈사람되어 서 있는 일입니다

 

비록 가난하지만

따뜻한 아궁이가 있는 사람들의 마을로

내가 돌아가야 할

길도 지워지고

기다림으로 부르르 몸 떠는

빈 겨울 나무들의 숲으로

그대 올 때는

천지사방 가슴 벅찬

폭설로 오십시오

 

눈이 쌓일수록

가지고 있던 많은 것을

송두리째 버리는 숲을 보며

그대를 사랑하는 동안

내마음 속 헛된 욕심이며

보잘것없는 지식들을

내 삶의 골짜기에 퍼붓기 시작하는

저 숫눈발 속에다

하나 남김없이 묻어야 함을 압니다

 

그대를 알고부터

나는 기다리는 일이 즐거워졌습니다

이 계절에서 저 계절을 기다리는

헐벗은 나무들도 모두

그래서 사랑에 빠진 것이겠지요

 

참나무 자작나무 마른 잎사귀를 밟으며

첫눈이 내립니다

첫눈이 내리는 날은

왠지 그대가 올 것 같아

나는 겨울 숲에 한 그루 나무로 서서

그대를 기다립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4 그로 인해 소리새 2018.09.04 1232
123 빗방울길 산책 소리새 2018.09.04 1118
122 이리도 마음 저리는 소리새 2018.09.04 1260
121 내 가슴 속 한켠에 소리새 2018.09.04 1123
120 저는 당신을 생각할 소리새 2018.09.04 1194
119 다시 살게 하십시오 소리새 2018.09.04 1109
118 소망이란 이런 것 소리새 2018.09.04 1168
117 지금 당신께 비추인 건 소리새 2018.09.03 1235
116 다시 돌아오지 소리새 2018.09.03 1174
115 외롭지 않은 것 소리새 2018.09.03 1144
114 어느 날 갑자기 소리새 2018.09.03 1081
» 눈사람되어 서 있는 소리새 2018.09.03 1131
112 먼 하늘 소리새 2018.09.03 1226
111 그 깊은 속눈썹의 소리새 2018.09.03 1147
110 그대에게 소리새 2018.09.03 1117
109 그 하늘 그 별빛 소리새 2018.09.02 1235
108 이제는 그대만을 소리새 2018.09.02 1271
107 님의 이름이 흔들립니다 소리새 2018.09.02 1172
106 한사람을 위한 기도 소리새 2018.09.02 1363
105 나무처럼 서서 소리새 2018.09.02 1270
Board Pagination ‹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15 Next ›
/ 1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TEL (02)3442-4285 | FAX (02)3442-4798 | ADDRESS 06173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621, 4층 (삼성동, 강남벤처랜드)

W PHILHARMONIC ORCHESTRA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